지난 12월 ‘2010 건국인의 밤’ 행사에서 ‘자랑스러운 건국인’으로 선정된 서울남부지방법원 조용호(법학 73,서울남부지방법원장) 동문은 말 그대로 모든 건국인이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하는’ 법조동문이다.

조용호 동문은 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9년 부장판사로 승진하여 서울행정법원, 특허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2009년 2월에는 모교 동문 최초로 법원장급인 춘천지방법원장에 임명되었고, 2010년 2월에는 서울남부지방법원장으로 부임했다. 춘천지방법원 재직 당시에는 법원 직원들이 대법관 후보로 서명부를 대법원에 제출했을 정도로 법원 내부에서나 사회적으로도 대법관의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2010년부터 법조인동문회장을 맡아 모교 출신 법조인의 단결은 물론 모교의 위상 제고에도 앞장서고 있다.

다른 훌륭한 동문들 보다 먼저 자신에게 수상의 영광을 준 것은 법조계에서 더욱 열심히 일하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라는 매서운 채찍이라고 생각한다는 조 동문은 ‘자랑스러운 건국인상’은 개인적으로 과분한 상임을 강조했다.

수상소감을 밝히며 쑥스러워하는 모습이나 법조인동문회장은 나이 순서대로 맡았을 뿐 잘나서가 아니라며 손사래 치는 모습은 소박하고 인간적이며 건국인만의 우직한 성실함이 배어있다.

“제 좌우명은 모교의 교시인 ‘성(誠), 신(信), 의(義)’예요. 여기엔 인생의 지표와 생활의 지혜가 모두 담겨 있죠. 매사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하라는 의미의 ‘성(誠)’, 타인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처신하고 타인에게 신의를 가지고 대하라는 ‘신(信)’, 옳고 바른 일을 즉시 하라는 ‘의(義)’는 공부를 할 때나 일을 할 때나 저를 지탱해준 힘입니다.”

학창시절의 열정도 지금의 그를 만들어준 소중한 밑거름이다. 법경대 특정장학생으로 선발돼 4년 내내 법학연구실에서 공부한 조 동문은 여름날 푹푹 찌는 더위에도 선풍기 하나 없는 고시반에 속옷 바람으로 앉아 몇 시간씩 공부에 매진했다. 몇 년 동안 이어진 고시공부에 지치지 않기 위해 매일 자신과의 처절한 사투를 벌였고 결국 그 싸움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

“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세 번의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지요. 평소 준비하고 노력해온 사람만이 그 기회를 잡아 인생역전에 성공할 수 있어요.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후배 여러분들은 이미 한 번의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4년 공부해서 40년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 말이죠. 다가올 기회를 잡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준비하세요. 4, 5년 투자해서 40, 50년을 대비할 수 있다니 10배는 남는 장사 아닙니까”

모교와 총동문회에 바라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재단과 학교와 총동문회가 힘을 합쳐 건국대학교가 빠른 시일 내에 5대 사학에 진입하고, 법학전문대학원 1기 졸업생 전원이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으면 한다는 대답이 돌아 올 만큼 모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는 조용호 동문. 현재를 잘 사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는 그의 이야기 속에는 후배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