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지우지 마세요...

 

글 | 김수형 동문(국문 64, 기독총동문회 사무총장)

 

새해가 되면 많은 일을 결심하게 된다.

지난해에 못다 한 것들을 다시 계획을 세우고

그러나 해가 바뀔 때 보면 그 많은 계획들 속에 실천된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바보들은 항상 계획만하고, 훌륭한 사람은 즉시 실천 한 사람이라고...새해 첫 계획 중에 하나가 수첩을 정리하는 것도 첫 출발 속에 들어간다.

그래서 일년동안 써온 수첩을 꺼내 놓고

새 수첩 속에 낯익은 전화번호와 주소를 옮겨 적는다.

그러나 옮겨 적지 않는 이름들이 있다.

옮겨 적지 않는 이름들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나의 관심에서 또한 그의 시야 속에서 멀어진 감정을 발견 할 수 있다.지워진 그도 오늘밤 내 이름을 그의 수첩에서 지우고 있는지 모른다.

그 사람은 왜 나에게 지워지는 걸까?

나는 왜 그 사람을 지우는 걸까?

나는 내 편견 속에 내게 이득이 되는 사람만 그 이름을 또박또박 옮겨 적는 건 아닐까...

지금 당장 쓸모없다고 그를 미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옮겨 적지 않은 이름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우리 동문들을 생각해 본다. 아마 동문님들도 새해가 되면 누군가는 지우고 또 누군가는 다시 이름을 기억하고 새 수첩 에 이름을 옮겨 적고 있을 것이다...

내 이름이 동문님들 수첩 속에 다시 기록되기를 소원 하면서 올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