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감동을 준 결혼식 이야기
-자랑스러운 덕행과 사랑 남긴 유태인 노부부
글｜조동원(14회 경제 / 뉴욕동문회)
올 이른 봄인 3월 8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롱아일랜드 Woodbury 소재 컨트리클럽 연회장에서 신랑, 조셉 장(Joseph Chang)군과 신부 이상은 양의 결혼식이 있었다. 봄의 기지개를 펴는 뉴욕 지방은 폭우와 강풍이 하루 종일 이어지는 궂은 날씨였으나 다행히 저녁이 되면서 수그러드는 일기인데도 미국인 하객으로 꽉 메운 식장은 즐거운 화기로 넘쳤다. 그리고 준엄한 법관 신분인 유태인 판사 주례사의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되었으며 그리고 그의 앞에 선 신랑과 신부의 모습은 너무도 대견스러운 한국 사람이었다.
나는 이번 민족을 초월한 성스러운 결혼식에서 감동을 받은 까닭은 신랑 조셉 장의 양부모 Paul과 Esther Abram son 노부부의 이야기 때문이다. 바로 불우한 한인 소년을 데려다가 중·고·대학, 그리고 의과대학을 이수하게 하고 한국인의 특기인 태권도를 과외로 가르치며, 국가에 공헌하는 R.O.T.C군의 장교까지 뒷바라지한 미국인 유태계 노부부 이야기이다.
여기 이곳은 다민족이 살아가는 큰 나라 미국이다. 양자입양이라는 단어는 우리 한국 사람한테는 익숙한 말이다. 유명한 스포츠, 연예, 정치, 경제계에서 성공한 불우했던 우리 자녀를 훌륭히 키워낸 고마운 미국인 이야기가 어제와 오늘 있었던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이 뜻 깊은 결혼식에 초대되어 함께 축하를 보내면서 너무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노부부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신랑 Dr.Chang은 현재 콜롬비아 의과대학 내과 의사이며 신부는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해서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노부부는 훌륭히 키워주는 데까지 그치지 않고 아들 Joseph을 한민족의 뿌리를 감안해서 한국 사람을 선택하는데 정성과 심혈을 기울인데 대해 더 큰 의미가 있고 너무도 자랑스럽고 존경심을 느끼게 했다.
이 나라에 살면서도 때에 따라 미국을 비판도 하지만 미국인 노부부의 은혜는 잊을 수 없는 큰 고마운 은혜의 사례가 될 것이다.오늘따라 세찬 비바람이 몰아붙이는 날씨에 꽉 메운 미국인 하객과 그 앞에서 조그마한 동양, 한국인 신랑 신부, 그리고 자상한 노부부의 주름진 얼굴에 우리는 크나큰 고마움의 감명을 받지 않을 수가 없으며, 이 글을 쓰는 본인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남을 위한 도움이 있었던가 아니면 불편을 끼치지는 않았나를 잠시나마 돌아볼 계기가 되었다. 그 분들은 우리가 상상을 초월한 너무도 자랑스러운 덕행과 큰 사랑을 남기고 가는구나 하는데 존경과 감사함을 보내고자 한다.
나는 신부 아버지와 친분이 두터운 대학 선후배 사이이며 오늘 이 뜻 깊은 선배님의 딸 결혼식에 우리시대 도덕관의 생활 철학 상징인 ‘삼강오륜’(부위자강, 군위신강, 부위부강,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패를 만들어 많은 미국인 축하객이 지켜보는 데에서 여자 대학동문 김 여사의 영문 해설과 함께 아버지가 사위와 딸에게 이 패를 증정했을 때, 우리도 그들의 율법이 있듯이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인간 윤리 지침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큰 박수갈채와 감동을 그들에게 주었다.
우리와 다른 민족 유태인 노부부가 철부지이며 불우한 소년을 좋은 음식, 귀한 옷을 입혀가며, 병이 나면 따뜻하게 보살피면서 존경받는 의사가 될 때까지, 그리고 오늘 한국 사람과 짝을 지워주는 데까지 세심한 배려와 그 정성은 우리 한인으로서, 특히 미국에서 살아가는 동포로서 그지없이 고마움과 존경스러움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한편 이 예식은 밤늦은 11시, 끝나는 시간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는 하객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본보기가 되었다. 또한 성스러운 오늘이 있기까지 잘 키워서 훌륭히 가르치신 신부 부모님께도 깊은 찬사를 보낸다. 아무쪼록 조셉 장과 이상은 부부가 함께 출발하는 오늘 비바람 부는 날씨처럼 시련이 있다 해도 사랑과 타협, 그리고 서로의 존경으로 영원토록 행복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오늘 큰 감동을 안겨준 노부부 Paul과 Esther Abramson님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기대하면서 결혼식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