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cm의 키로도 ‘벽표’라고 불리는 이영표(정외 96) 동문은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의 주역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알힐랄)에서 뛰고있는 이영표 동문은 사우디 리그로 갔다고 해서 그의 실력이 퇴보했다고 보는 것이 억측에 불과하다는 것을 월드컵에서 증명했다. 이 동문은 알힐랄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이며 수년 동안 알힐랄의 골칫거리였던 오른쪽 수비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준 선수이다. 2009-2010년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랑받는 기독교인으로, 알힐랄 팬들은 매번 그를 위해 경기장에 태극기를 들고 나온다.

 

그가 처음 태극 마크를 달 기회를 잡은 때는 1999년 2월, 건국대 재학 시절이었다. 그것도 테스트용 선수였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은 부족한 윙백 자원을 테스트하기위해 그를 불렀다. 명지대를 상대로 한 연습 게임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결과 월드컵대표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1999년, A매치 데뷔전이었던 멕시코와의 코리아컵 경기에서 이 동문은 ‘헛다리 짚기’ 등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의사소통으로 수비진을 조율하는 이영표 동문의 가치는 월드컵을 전후로 빛을 발했다. 당초의 우려보다 견고하게 버틴 한국 국가대표 수비진은 하나같이 이영표 동문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 동문은 최근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모교를 방문해 건국대 축구부 후배들을 위해 축구용품 지원금 3,000만원을 전달하며 모교사랑을 실천했다. 지난해에도 건국대 축구부에 2,000만원 상당의 축구화와 운동복ㆍ스포츠화 등 축구용품을 기증한 이 동문은 이달 초 영화 '맨발의 꿈' 주인공인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축구 발전을 위한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영표 동문은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건국대로부터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아 축구 국가대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더 많은 성과를 거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뛰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대학축구 리그인 U리그 등 아마추어 축구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후배들이 힘을 내 열심히 훈련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길 바란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항상 길게 선수생활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하는 이영표 동문은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이 있어 두 번째 인생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관중석에서 볼 것이라는 이 동문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거기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또 힘든 일이긴 하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나에게서 축구를 떼어 놓을 수는 없다”며 앞으로 축구와 관련된 일을 계획하고 있음을 밝혔다. 축구선수로서, 또한 축구계의 다른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칠 이영표 동문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