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인생 이모작시대 생존전략-

 

 

이상칠(법학 58) 동문

 

 

릴케의 시 ‘가을 날’에서 인생의 가을을 돌아보게 되는 현실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같은 배를 탔던 선배, 동료 그리고 후배님들은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생을 이어가고 펼쳐가고 있을까 곱씹어 보게 됨은 우리의 운명적인 인연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국가안보 최고기관에서 우리의 귀중한 인생을 바쳐 불확실한 미래와 사회적 갈등의 병리현상이 만연한 사회전반을 조율하고 해결하는 흔들림 없는 신념과 용기의 자세로 국가안보를 다지고 산업화시대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의 결과로 세계 속의 한국, 세계 10위권 위상을 뽐낼 수 있는, 상위권으로 성큼 다가설 수 있게 한 우리이기에 더욱 자랑스럽고 자부심과 긍지에 젖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 보건대 고령사회의 급속한 진입에 따라 전체인구의 11%에 해당하는 540만이 훨씬 넘는 노령화사회이고, 우리 자신뿐 아니라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바, 100세 인생을 바라보게 되는 현 시점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봅니다.

 

 

나이 든 사람이 존경받던 장유유서 습속은 사라진 지 오래되어 홀로서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상황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주저않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 화려했을지도 모르는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장밋빛 인생이 될 수 있는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면서 well-being(참 삶)과 같은 맥락의 well-aging(아름다운 노년)을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주변을 가다듬어 보게 됩니다. 삶은 어차피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돕고 살겠다는 마음자세로 꿋꿋하면서도 부드럽게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시겠습니까?

 

 

최근 다원화 사회현상에서 노인들이 되새기며 유념해야 할 것 중에 다죽회(다 쓰고 죽자!), 배나 감사회(배려하고 나누며 감사하면서 사랑하자!) 등 친목모임으로 뜻있는 노후생활을 영위하기도 합니다.

고령화사회는 보편적인 추세로 눈부신 의학기술의 발전과 우리나라의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100세 인생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남은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재미있는 인생의 길을 걸을 수도 있고, 아니면 할 일 없는 노인으로 지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는 어느 현인의 말처럼 인생에서 은퇴란 없다는 혼자만의 작은 다짐으로 작은 목표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이루어진다는 신념은 필수적입니다.

 

 

어떤 운명과도 맞설 용기를 가지고 언제나 성취하고 언제나 추구하여 일하며,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늙을수록 필요하다는 Long Fellow의 명언을 되뇌어 보면서 느끼는 바는 이대로 순순히 영일만을 추구하는 생활에 머무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일찍이 프랑스 작가 로맹롤랑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행복이 있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당신이 없다면 내가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묵상하는 자세로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삶의 본질을 조금은 알 것 같은 종심의 나이를 맞아 종착점이 아닌 인생의 출발점에 서서 어떤 운명과도 맞설 용기를 가지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각오를 새롭게 다져서 뚜벅뚜벅 힘차게 앞으로 나가는 우리가 정말 아름답고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그 목표가 반드시 크고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일에 충실하기 위해 취미생활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며, 하릴없이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안주하기에는 우리 스스로가 너무 소중하지 않습니까?

 

 

옛말에 ‘신로 심불로(身老 心不老)’라는 말은 이제 ‘신불로 심불로(身不老 心不老)’로 바뀌어야 한다는 신노인 시대의 처음 세계를 맞고 있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노인실태조사에서 97세 미국 작곡가 유비블 레이크에게 “몇 살쯤 되니 성욕이 사라지던가요?”하고 물었더니, 나보다 더 나이든 사람에게 물어 보라고 해서 노후 성생활도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로 도전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친구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인생졸업식을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으며,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시간도 멈추지 않습니다.

 

 

죽음밖에 다른 길이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일지라도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의 의미는 숭고한 것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도전함으로써, 인생이 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기대하지 말고, 내가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간에 있다는 뜻을 알 때 아름다운 여생을 맞는 게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도전하는 자의 가장 값진 덕목은 자기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가장 위험한 도전은 도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The biggest risk in life is not taking one.)

 

 

나이가 적지 않기에 여러 가지를 더듬어 보게 되는군요. 프로스트의 시구처럼 잠들기 전에 더 가야할 길을 찾아 일어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