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뒤로한 채 2011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가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해야 하는 이유는 어제와는 다른 내일, 더욱 전진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건국가족은 그동안 피나는 노력과 열정으로 건국대학교의 상승세를 이끌어 왔으며, 우리의 자부심을 드높여 왔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18만 건국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건국가족 여러분.
그러나 상위권까지는 힘차게 올라섰지만 지금 우리는 한계에 봉착해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지난 2006년 건국르네상스 선포식을 통해 2011년까지 5대 명문사학에 진입하겠다는 포부와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목표에는 많이 부족한 채 최근 수년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물론 상위권 대학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5대 사학 진입의 포부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실현가능한 목표로 상정을 하고 그에 맞는 혁신적 계획들과 노력들을 전제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2011년인 지금 우리는 왜 목표에 많이 부족한지를 스스로 냉철하게 분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재단의 학교 운영 문제부터, 교수들의 연구역량, 그리고 직원들의 근무 상황까지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이 무엇이었고,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정확히 진단해야 할 시점입니다.
2011년 5대 사학진입은 건국인의 희망이었고, 총동문회 차원에서도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냈습니다.
심지어는 김경희 이사장님의 허위학력 파문에도 개의치 않았고, 5대 사학 진입만 할 수 있다면 그 어떠한 것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절실한 건국인의 염원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믿음은 깨져버렸고, 드림건국 2011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드림건국 2011의 실패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반성을 하지 않고서는 I-Smart 2020 계획도 허황된 구호에 불과할 것입니다.
특히 신임총장님의 언급을 빌자면 우리 대학은 올해 교수연구역량 평가에서 23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놀라운 성장과 변화 발전의 폭을 인정받았던 건국대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야심차게 5대 명문사학을 기대했던 우리 대학의 연구수준이 23위로 떨어진다면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퇴보’인 셈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이 과연 교수들이 논문을 제대로 쓸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 있는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교수들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단 측의 전폭적인 지원이 동반되고, 교수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합니다. 다시말해 교수들의 부단한 연구와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논문을 쓰라고 몰아세우기만 한다고 연구역량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재단 측의 전입금이 계속 줄어 들고 있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재단은 남측부지 개발 당시, 매년 약 300억원의 임대 수입금을 재단전입금으로 출연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클래식500의 입주율이 아직도 50%를 밑돌면서, 지금은 임대수입은 커녕 유동성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면서 해가 갈수록 재단전입금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6년 317억이었던 전입금이 2009년에는 64억으로 급감했습니다. 남측부지 개발이 끝났음에도 300억원의 임대수입은 없고, 오히려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금융기관 부채를 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은 학교의 주체인 동문들과 학교 구성원들의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으며, 명확한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부동산 경기 탓만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심차게 추진한 이천스포츠과학타운도 직장인 체육시설로 허가를 받은 후 용도변경이 되지 않았고, 결국에는 허가가 취소됨에 따라 매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막대한 시설투자를 하고도 허가가 취소되는 황당한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개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파주실습장에는 약 1,000억원에 가까운 금융기관 기체를 일으켜서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으니 방만 경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건국대 병원장의 경우도 5년간 4명이 교체되는 인사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그리고 최근 신임 총장이 부임 한 이후에 우리 학교에서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말로 표현조차 할 수 없는 유언비어가 회자되고 있음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분란이 발생해서는 안되는 만큼, 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하여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와 같은 총제적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대책과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총동문회 대표의 재단이사 참여를 정관에 명시하여 18만 동문들의 힘과 지혜를 재단 경영에 보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교건학이념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현 재단 이사들의 전면 교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동문들의 참여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는 모든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개 투명 경영을 해달라고 하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입니다.
둘째, 재단 상임이사 제도를 재도입하여 지금의 모든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된 분을 모셔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재단의 연간 예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현실에서는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건국가족 여러분.
건국발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과 소통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며, 또한 건전한 비판기능도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판기능이 없는 조직은 언제나 독선으로 흐르고, 퇴보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건국가족 여러분께서는 저의 이야기를 경청해 들어주시고, 건국발전을 위한 애정어린 조언으로 생각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는 기쁜 소식들만 가득한 건국대학교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