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적인 총장 선출 과정을 규탄한다!

 

건국대학교 18대 총장 선출과 관련하여 최근 법인 이사회가 내린 일련의 결정은 학내 구성원들의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5월 18일 법인 이사회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지난 10여 년간 변함없이 유지되어 온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총추위)를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은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장과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총장을 선출하려는 시도이며, 구성원들의 견해를 무시하는 비민주적이고 오만한 태도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총장 선출의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일방적으로 총추위를 없앤 것에 대하여 교수협의회는 이사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이에 준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구성원의 의견 수렴과정을 확보하면서 총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 과정을 마련하라는 제안을 했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총장후보자 심사위원회(총심위)이다.

 

그러나 총심위의 구성을 보면, 재단이사 2명, 이사장 지명 2명, 서울과 충주캠퍼스 교무위원회의 추천 각 1명, 교수협의회의 추천 1명, 직원노조의 추천 1명, 동문회 추천 1명, 이렇게 총 9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성을 보면, 재단이사 2명과 이사장 지명자 2명 등 전체 9명 중 4명이 이사장 측근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총심위의 구성 과정 역시 학교 구성원들과의 상의는 전혀 없이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통보를 한 것이다.

 

기존의 총추위는 교원 20명 이상, 직원 10명 내외, 동문 5명 내외, 외부 인사 5명 내외, 학생 4명 내외 등 40~5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전체 60% 가까이를 교직원이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총추위에는 재단의 이사가 위원으로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총추위에서 총심위로의 전환은 개선이 아니고 명백한 개악이며, 총추위를 없앨 때부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총심위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사장의 입맛에 맞는 총장을 선임하기 위하여 급조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재단이사는 총장 선임의 최종 과정인 이사회에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총심위에 2명이나 배정한 것은 이사장과 이사회가 교내의 구성원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학내의 구성원들은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으며, 이러한 수준의 우리 학교가 과연 오래 전부터 꿈꾸어왔던 5대 사학으로의 진입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총장 선임은 결과도 좋아야 할 뿐 아니라 그 과정도 투명하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단지 이사장과 이사회의 인정만 받고 학내 구성원들의 신임을 얻지 못한 인물은 향후 4년 동안 건국대학교를 발전적으로 이끌어갈 수 없다. 건국대학교 총장은 꼭 필요한 개혁은 과감하게 추진하면서도 구성원들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하며, 학교발전기금을 마련함에 있어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이사장에게 다음 사항을 강력히 요구한다.

 

* 향후 총장 선출에 관한 모든 과정을 학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하여 진행하라.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출된 총장에 대해서는 전체 교수의 신임 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음을 천명하는 바이다.

 

 

2010년 6월 16일

건국대학교 제13대 교수협의회 회장 이 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