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만(건축 82,상림건축 대표 건축사) 동문

 

 

1960년 중반 이후 출생자 중 많은 사람은 부모님 세대의 노력 덕으로 삼시세끼 먹는 밥에 대해 큰 고민 없는 유복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최근 많이 먹는 것을 오히려 걱정해야 할 정도로 먹는 것의 소중함이 역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 인생 중 먹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때는 군복무시절이다. 서해5도 NLL 부근 고속정을 타고 경계 근무하면서 식사시간이면 배가 아닌 인근 섬 기지에서 식사를 해야 했는데, 군대 섬기지라는 곳은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곳에 있어야만 하는 군사적 특징 때문에 항상 산 고개를 꼭 하나 넘어야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산에 오르며 운동도 되고 좋지만 그게 매일 세끼 반복되는 것은 고달픔이었다. 하지만 식사하러 가는 것이 고달프다고 먹는 재미를 덜하면서 살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조그마한 알약으로 식사를 대신 한다면 우선 치아가 부실해지고 미각을 느끼는 기관이 퇴화하며 각 내장기관은 무용지물이 될 뿐 아니라 나중에는 용변을 보는 것에도 심각함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말도 안된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그렇다, 먹는 일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진리가 이 일화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맘껏 먹던 몸에 배인 식습관이 어디 가겠는가. 그러나 식생활이 풍요해 졌다고 맘껏 배불리 먹는 것을 습관화하면 생긴 것은 뱃살이요, 느는 것은 식탐이다. 그러다보니 중년의 나이에 건강검진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은 고도비만 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 등 성인병 증세이리라. 그 때 의사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덜먹고 운동하셔야만 됩니다.’

‘덜 먹고 운동’이라…. 몇 번 시도해 보았다가 포기한 사람에게 이 대응책은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는 생활임을 아시리라. 그렇게 덜먹기 위해서는 내 몸에서 먹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어야만 한다. 즉 식사를 하면 위에서 음식이 소화되면서 신경물질이 간에 기별을 하고 그럼으로써 뇌에 직접 전달을 하여 이제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제대로 보내야만 한다. 그러나 말은 쉽다. 어떻게 하면 식탐을 줄일까? 결론은 식욕억제 호르몬 분비를 높이면 된다. 즉 뇌가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훈련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호르몬 이름은 렙틴(Leptin)이다.

반대로 렙틴 분비량이 줄면 아무리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없기에 자꾸 먹는 것이다. 그래서 렙틴 호르몬 분비량을 높이는 훈련을 하자. 그러면 다이어트는 100% 성공이다. 다음과 같이 한 번 해보자. 식사 전에 눈을 지그시 감고 심호흡하며 마인드 컨트롤 훈련부터 하자.

첫 번째, 음식은 평소보다 적은 양으로 천천히 먹자. 렙틴은 식사 시작 20분 후 부터 제대로 활동한다. 두 번째, 아침은 꼭 먹는다. 적게 먹더라도 먹는다. 아침을 거르면 식탐 호르몬 그렐린(Ghrelin)이 증가해 점심을 앞당겨 먹거나 많이 먹게 된다. 세 번째,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은 피한다. 실험에 의하면 고열량 음식은 렙틴 분비가 감소하고 식욕을 당기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한다. 네 번째는 배가 고프면 조금씩 여러 번 적게 나눠서 열량이 낮은 음식을 섭취한다. 다섯 번째, 야식을 먹지 않고 가능한 일찍 잔다. 야근이나 밤샘근무를 하면 그렐린 분비가 촉진돼 식욕이 강하게 당긴다. 여섯 번째, 탄산음료를 먹지 않는다. 저 칼로리 탄산음료라도 단순당이 들어 있는 탄산음료는 식욕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마음껏 먹는다. 먹지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는 불만이 쌓여 오히려 식탐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식탐을 줄여보자. 그래서 복근 운동 및 근육운동을 병행하면서 몸짱이 되고 건강 체력을 가져서 건강 장수를 실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