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이야기 2 - 뽕할머니

이대로 죽을 순 없습니다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자식들 꼭 만나게 해주세요

빌고 또 빌고 기진맥진
살아야지 살아서
꼭 만나야지
플뿌리를 캐고, 뽕잎을 드셨을까

내 목숨은 아깝지 않으나
불효를 남겨줄 순 없습니다
씻어주세요 제 잘못입니다
용왕님 용왕님

호랑이가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곤 했다. 할머니의 가족들은 호랑이를 피해 ‘모도’로 옮겨와 살았는데, 회동리에 혼자 남은 할머니는 어느 날 용왕님이 “내일 아침 바닷가에 나가면 무지개가 있을 것이니 그것을 타고 건너가라”고 일러주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배고픔, 착한 사람들에게
물고기와 조개, 온갖 것 다 주고 바다는
믿고 살아라 - 하늘을 믿고 가족을 믿고,
믿음의 힘 저 신비로움이여

오만환 시인
건국대학교 전자공학과 74학번
인터넷문학신문 (imoonhak.co.kr) 주간
1988년 예술계신인상(시)으로 등단
시집 『칠장사 입구』 『서울로 간 나무꾼』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