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과 60년, 6시간
  숭례문 소실사건과 우리 건국

글 | 소치형(정외 68)

우리 건국(배움터)은 60년의 역사와 전통의 소산이다. 광복 이후 건국(나라세움) 혼이 깃든 당시 시대정신의 산고 끝에 출생한 건국(배움터)이 설립자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고 있으며, 역사와 전통의 진정성을 올곧게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이 이번의 숭례문 소실사건이다.

역사와 전통은 유형적 실존이자 무형적 의식이다. 그것은 민족의 숨결과 손결로 아로새겨진 문화의 총화이다. 문화재는 시간과 정성이 빚어내는 그 민족예술의 결정체이다. 때문에 민족예술은 역사와 전통을 통해 쌓여지고 승화된다.

600년의 숨결어린 한민족의 자긍심을 대표하던 숭례문(崇禮門)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의 상징이었다. 왜란, 호란, 전란을 견디어낸 민족예술혼의 극치인 숭례문을 우리들이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비례(非禮)의 우를 범한 나머지 단지 6시간 만에 잿더미로 변하였기에 2008년 2월 10일은 우리에게 오래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그날이 문화국치일이기 때문이다.

반달리즘(문화파괴행위)의 횡행에 따른 세계적 문화유산의 파괴, 테러에 의한 그라운드 제로(폭심지) 설정, 핵 피해의 상징인 원폭 돔의 전시 등은 역사와 전통을 경시했던 결과에 따른 반면교사로 남아있다. 남대문의 유형적 복원이 가능할지라도 숭례문 600년의 시대정신과 함께한 한민족의 얼은 결코 복원해 낼 수 없다는 비통함이 더욱 안타깝고 서럽게 만들고 있다.

우리 건국(배움터)은 60년의 역사와 전통의 소산이다. 광복 이후 건국(나라세움) 혼이 깃든 당시 시대정신의 산고 끝에 출생한 건국(배움터)이 설립자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고 있으며, 역사와 전통의 진정성을 올곧게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이 이번의 남대문 소실사건이다.

설립자의 시대정신(誠信義)은 시간이라는 제약을 넘어 지금에도 내뿜는 숨결처럼 느껴져야 한다. 나라세우기에 적절한 인재양성에 주목했던 그 식견과 안목이 지금에도 건국을 지키는 혼으로써 교정에 머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유지를 받들기에 들이는 정성이 건국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감에 있어 참다운 진정성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반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게으름은 존재의 발전에 방해가 되고, 올곧지 않음은 조직에 대한 배반이다. 건국의 역사가 60년을 닦고 빛내어 미래 100년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자숙자정(自肅自淨)의 자세가 아니고서는 안 된다.  내 일과 집안일처럼 건국의 일을 돌본다면 탈이 없을 것이다. 일이란 사람의 올바른 의사결정과 행위에 의해 그 성과가 나타나게 된다. 건국 구성원의 나태와 판단착오 그리고 건국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비례(非禮)는 마치 숭례문처럼 쉽게 망가지게 마련이다.

건국 구성원의 일부라 할지라도 만일 자리지키기, 도장찍기, 시간때우기 등 무사안일에 젖어들고, 창의성과 진정성이 결여된 교직원들이 모교 본관의 2층과 3층의 눈치보기나 줄닿기에만 기회를 노린다면 건국의 진로는 불을 보듯 뻔해진다. 일부 학과와 직원집단의 사례처럼 패거리 인사가 반성 없이 저질러지고, 사적 동기가 공적인 것으로 포장 둔갑되어 구성원의 사기를 죽이는 일이 계속 자행되는 한, 말없이 자기 일에 충실하고 건국발전을 위해 신명을 다하는 다수의 교직원들에게 건국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일에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는가?

숭례문 소실사건은 분명한 교훈을 주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살리고 지켜나가는 데 있어 경박함과 게으름에 젖어 패거리 작태를 연출하는 일부 구성원들의 무책임을 통렬하게 경계함으로써 건국의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지켜나갈 수 있다는 공론(公論)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